부채살처럼 멋지게 손을 벌린 잎과 줄기, 아주 크진 않지만 작은 키의 시원 시원한 수형을 자랑하는 동양의 종려나무, 관음죽을 아시나요? 서양의 높다란 종려나무와는 다르게 바로 우리 눈높이의 위치에서 아름다운 잎들을 뻗어내는 이 우아한 식물은 아주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관엽식물의 대표랍니다. 오늘은 놀라운 관음죽에 대해 알아봐요! 고고!!!
관음죽은요?!
관음죽(Rhapis excelsa)은 대만과 중국 등에서 자생하는 종려나무의 일종입니다. 판다곰이 있는 대나무 숲에는 이 관음죽이 한 두 그루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을 것입니다. 대나무는 아니지만, 매우 대나무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는 아라세과의 식물이예요. 알려지기로는 현재 유통되는 관음죽들은 자연 상태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모두 중국에서 재배되어 유통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 관음죽은 역사적으로 중국에서 유래한 식물로 많이 알려져있으며, 중국명인 "여인죽(女人竹)"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이름은 관음보살(觀音菩薩)의 속죽(竹)을 의미하며, 관음죽은 매우 우아하고 섬세한 잎사귀를 가지고 있어 관음보살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음보살속죽 해서 관음죽으로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습니다.
관음죽의 특징
관음죽은 하나의 줄기에서 여러 가지가 뻗어 가지 끝에 잎사귀를 맺는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잎사귀는 마치 야자나무와 같은 부채살 형태를 띄고 있고, 그 벌어지기는 마치 팔손이 처럼 부채꼴로 퍼집니다. 잎은 보통은 짙은 녹색, 옅은 녹색의 단색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개량종의 경우 연두색, 크림 그린색 등이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 냅니다. 훨씬 더 시원하고 상쾌한 느낌을 주는 이 개량종을 무늬 관음죽이라 하여 유통하고 있습니다.
관음죽은 모래질과 같은 사토에 대부분 담겨져 있는데, 이 나무가 중국 남부나 대만의 해안가에서 해풍을 견디며 자라는 특성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중심을 잡고 있는 줄기는 마치 털과 같은 섬유질이 겉을 둘러싸고 있어 모래의 침입을 막고 바람을 잘 견디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식물이 특히 8~90년대 관엽식물의 대표가 된 이유는 당시 식물의 수입이 제한되어 있던 시절, 대만과의 교역을 통해 대량 수입이 가능했었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국적이고 멋진 수형, 특히 가느다란 가지에서 뻗은 잎이 휴양지의 편안함을 상상하게 해주는 아주 멋진 나무였기 때문에 당시 각 가정에는 관음죽 하나 정도는 꼭 가지고 있었습니다. 최근에도 이 나무를 보는 분들은..."아! 우리 엄마가 키우던 식물"이라며 애착을 가지시기도 합니다.
관음죽 가정에서 키우는 방법
올바른 곳에 두기
우선 관음죽은 한국 남부 해안가에서 노지 월동이 가능한 식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극심해져서 매우 추운 겨울이 되면 냉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기본적으로 이 식물은 빛이 많은 것을 선호하는 식물입니다. 직사광선은 하루 4시간 이상만 아니라면 그정도의 빛에서도 잘 견디는 것으로 압니다. 최적의 위치는 베란다나 거실 창가, 가장 밝은 곳입니다만, 너무 장시간 직사광선이 들어오는 곳은 피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올바르게 물주기
물 주기는 계절에 따라 달라집니다. 봄과 여름에는 흙이 약간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가끔 물을 주세요. 겨울에는 흙이 건조한 정도를 유지하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이 식물은 배수가 잘되는 흙성분에 심어두어야 하며 앞서 설명하였듯이 모래같은 성분에 심어 물이 곧바로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토를 그대로 사용하여 진흙같은 상태가 된다면 아무리 키우기 쉽고 적응력 강한 관음죽이라 해도 저 세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봄과 여름에는 겉흙이 마를 때를 기다려 물을 주고, 겨울철에는 속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려 물을 주는 관리가 최적의 관리 방법입니다.
올바른 환경 만들기
대만, 중국 남부의 습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이 관음죽은 50% 미만의 습도 상태에서는 잎끝이 마르거나 잎의 광택을 잃고 푸석푸석하게 변합니다. 기본 60% 이상의 습도는 유지가 될 수 있도록 분무를 해주시거나 가습기를 사용하시고, 자주 잎을 행주 등으로 닦아 먼지를 제거해주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식물의 잎을 천천히 닦는 일을 하다 보면 어느 새 세상 걱정을 잊고 힐링되는 자신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반려식물은 그런 이유로 키우는 것입니다.
마무리하며
어렸을 때 아버지가 운영하는 화원에 가면 한 켠 가득 관음죽이 빼곡히 있던 것을 기억합니다. 새 봄이 되어 집을 단장하게 되는 계절이 오면 신문지와 노끈으로 관음죽의 잎을 포장하여 도매상 아저씨의 트럭에 끝없이 싣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그렇게 전국으로 퍼져나간 그 관음죽들이 각 가정에서 행복하고 단란함을 주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아버지는 참 보람찬 일을 했었던 것이었구나 깨닫게 됩니다. 저에게 관음죽의 추억은 그런 것입니다. 서로를 지켜주는 가족...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책임감. 그런 마음이 문뜩 떠오릅니다. 추석이 다가오니 더더욱 생각납니다.
'관엽식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구리난? 도꾸리난? 친근한 이름의 이 식물은? (2) | 2023.12.04 |
---|---|
아름다운 베고니아를 키워보아요 (2) | 2023.12.01 |
초록의 분수, 보스턴 고사리를 소개합니다. (2) | 2023.09.20 |
곡선의 미학, 황칠나무 키우기 (4) | 2023.09.14 |
동양의 신비를 담은 가지마루팬더 (0) | 2023.09.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