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과학적 사고'라는 새로운 '철학'이 들어오기 전까지 이 지구의 모든 사람들은 종교의 지배를 받고 살아왔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의 이야기를 듣는 요즘 사람들은 그런 인간의 역사가 아직 덜 진화해서, 뭘 잘 모르고 지내던 시절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고 있지만, 사실은 종교와 철학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제공합니다. 오늘은 왜 종교와 철학은 인간 사회에 꼭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집단을 이루는 생활
지구상에서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가장 큰 차이점은 직립보행이 아니라 집단을 이루는 생활을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군집생활을 하는 많은 동물들이 있지만, 사실상 다른 종족과도 결합하여 군집을 이뤄내는 것은 오직 인간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대규모의 다채로운 집단이 구성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종교의 힘이며, 이 힘을 기반으로 인간 사회가 만들어졌다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 종교의 힘은 비단 신을 향한 집단적 의식 뿐 아니라, 구심점이 되는 철학, 도덕, 윤리 그리고 규칙 등을 통해서도 발현되어 사람을 하나의 집단으로 만들어 냅니다. 종교가 주는 힘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자세히 알아볼까요?
집단적 행위의 당위성 부여
인간은 특이하게도 어떤 행동에 대한 명분과 당위성에 집착을 합니다. 그것은 타인의 힘을 빌어 더 큰힘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정치행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설득이 가능해야 타인의 힘을 빌릴 수 있으며, 그렇게 커다란 세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지요. 그저 힘으로 굴복시켜 지배하는 것은 20명 내외의 적은 규모는 가능할지 모르나 그 이상의 집단을 만들어내기는 힘듭니다. 금방이라도 대항하는 이가 나타나 끊임없는 싸움을 거듭해야 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면 백명도 천명도 만명도 규합할 수 있는 것이 인간 사회의 특징입니다. 바로 종교가 그러한 대의 명분을 만들어 주는 가장 위대한 힘입니다. 오늘 날에는 원초적인 종교의 힘을 숨기고, 정치력, 팬덤, 또는 밀약 등을 활용하여 그 힘을 대변하고 있지만, 이의 속성은 종교의 그것과 동일합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안정감 부여
인간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머리로 이해가 되지 않으면 도무지 살아갈 힘을 내지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자연 재해,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소속된 집단에서의 방출 등등 자신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극한의 벽에 부딪히게 되면 인간은 실의에 빠지게 되고 삶을 포기할 생각을 합니다. 다른 동물에게선 결코 찾아볼 수 없는 인간만의 독특한 특징입니다. 이러한 집단적 패닉을 이겨내고 견뎌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종교의 힘입니다. 종교는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이해시켜주는 길을 보여줍니다. 자연의 힘에 굴복할 일이 더욱 많았던 과거 시대엔 더욱더 종교에 의지하여 위기를 극복하였습니다. 지금처럼 과학의 힘으로 안전도가 올라간 사회에서는 이러한 종교의 힘을 가벼이 여길 수 있지만, 개개인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의 위기에 빠질 때, 비로소 종교의 힘이 얼마나 위안을 주는 지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인간의 특징을 이용한 돈벌이 종교들도 많이 득세를 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이 삶을 이어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바로 종교의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품앗이와 계... 서로 돕는 사회
종교와 철학은 또한 사람과 사람을 이어줍니다. 같은 생각과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끼리 나누는 정서적 안정감은 그 어떤 정신적 위안보다 효과가 높습니다. 특히 관혼상제와 같은 인간으로서 겪어야 할 중요한 의식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는 종교 공동체를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가족끼리의 결속과 다른 가족과의 화합,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 등은 종교 또는 철학적 동질감에서 더욱 배가가 됩니다. 이를 통해 서로 위기를 극복하고 의지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납니다.
정신 세계가 건강한 인간 사회 회복이 가장 중요한 일
21세기가 되어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 사회로, 디지털 미디어에 속박된 사회로, 물질이 만능이 된 사회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인간 사회는 오히려 퇴보의 길을 걷는 것처럼 보입니다. 막연한 적대감으로 물든 각종 갈등들, 이로 인한 사회 문제, 더 이상 서로 돕지 못하고 서로를 경계하는 사회, 어려운 사람을 보면 돕기보다는 또 사기치는거 아니야라고 의심하는 사회가 되어가니 결고 진보의 길을 걷지 못하는 인간 사회가 되는 듯 느껴집니다.
결국 정신 세계가 회복되어야 하고, 서로 만나서 이야기 나눌 공동체가 회복되어야 하고, 서로를 의지할 친구가 회복되어야 이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 힘은 그간 무시하고 멸시했던 종교와 철학이 가지고 있는 힘입니다. 다시 돌아보면 인간 사회가 왜 종교와 철학을 중시하고,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삶을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었는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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