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을 운영하다보면 가게에 들어오시는 손님들의 표정만 봐도 첫 질문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입을 쭛빗 내밀고 약간 고민하는 얼굴을 하고 계신 분이라면 대번 첫 마디는..."키우기 쉬운 식물이 뭐예요?". 세상에 키우기 쉬운 식물은 너무도 많고 다양하지만, 그 중에 예쁘고 키우기 쉬운 것을 추천한다면 스파티필룸만한 것이 또 없죠. 오늘은 세상 쉬운 식물 스파티필룸에 대해 알아볼까해요! 자! 고고
스파티필룸은요?!
중남미를 대표하는 식물군은 역시 아라세과의 식물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아라세과에 속한 식물로 대표적인 것은 안수리움, 콜로카시아, 필로덴드론, 디펜바키아, 그리고 오늘의 식물인 스파티필룸이 있어요.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하나의 줄기 속에서 여러 갈래의 잎들이 올라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스파티(Spathy)라고 하는 불염포라고 하는 잎처럼 생긴 독특한 꽃받침 속에 도깨비방망이 같은 꽃이 나온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파티필룸은 이런 불염포와 필룸(잎)이 있는 식물이라는 의미의 그리스어라고 하네요. 안수리움도 마치 꽃잎처럼 생긴 불염포 속에 작은 방망이같은 꽃이 나는 모습이라 이 둘은 참 많이 닮아 있어요. 또한 이 도깨비방망이의 꽃은 하얀색, 노란색, 핑크색 다양하게 올라오다가 꽃이 질 즈음에는 녹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스파티필룸 잘 키우기
올바른 위치에 두기
아라세과의 식물들은 대부분 중남미의 정글같은 곳에 있는 식물들입니다. 스파티필룸 역시 정글의 아래부분을 담당하는 식물인지라 큰 나무들 사이로 간간히 비추이는 빛을 받아 살아가는 생태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장시간 노출되는 직사광선보다는 밝은 간접광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보통 초보분들이 간접광이라하면 그늘을 떠올리시는데, 그것보다는 밝은 반투명 커튼 뒤로 흘러나오는 빛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빛을 많이 받은 스파티필룸은 잎에 광이 반짝 반짝 날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올바른 물주기
공중습도가 높은 배수가 잘되는 토양을 선호하는 스파티필룸은 물주기에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즉 "배수가 잘되는"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물을 좋아하는 성질이라 해서 하루에도 몇번씩 물을 주면 며칠 못가 뿌리가 썩어 죽게 될 것입니다. 공중습도는 6~70% 정도를 좋아하지만, 뿌리는 젖은 진흙같은 곳에서 잘 썩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배수가 잘되는 흙 상태에 5~7일간격으로 물을 주는 것이 좋습니다. 흙이 마를 시간을 주는 것이죠. 물을 주는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스파티필룸의 잎이 서서히 처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이 보이면 그 때가 물을 줘야 하는 시간이란것을 알게 되기도 하니, 자기가 물먹을 시간을 몸소 표현해주는 참 쉬운 식물이랍니다.
올바른 심기와 비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배수가 잘되는 토양의 배합을 만들어야 하는데, 일반 용토와 마사토를 섞는 방법도 있고, 물을 자주 주는 것이 귀찮다면 펄라이트의 배율을 좀 더 높여 용토+펄라이트+마사토...이런 방식으로 배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비료는 봄철에 완효성 비료를 주는 것이 좋고, 화분의 크기가 작다면 2년에 한번 쯤 분갈이를 하며 흙의 양분도 채워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2년에 한번 분갈이를 한다면 좀 더 큰 화분으로 가기보다는 포기나누기를 해서 같은 크기의 두개의 화분으로 번식하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스파티필룸은 관리 포인트가 아주 적은, 혼자서도 잘 크는 고마운 식물 중에 하나입니다. 때론 너무 쉽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무관심이 약간 미안한 나머지 조금씩 관심을 갖게되면 이내 곧 죽이게 되는 식물로 유명합니다. 적당한 거리와 무관심, 그리고 무심코 던져주는 시선과 물 달라 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미덕... 딱 이 정도의 관심만 있으면 아주 오래도록 함께 살 수 있는 좋은 반려식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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